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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의 기적 중에서...
 
201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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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의 기적 중에서...




세 번의 수술.




하지만 만약 우리의 행동과 습관이 신경회로를 바꾼다면, 아마도 나 자신의 시각적 습관들도 시각 신경회로의 배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방식으로 내 눈을 움직이거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보는 방식이 몸을 정확하게 움직이는 데 그리 지장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만의 시각적 습관들이 정착된 것이다.(스냅스와 연결되기 위해 경쟁하는 뉴런의 섬유다발뿐만 아니라) 나의 행동과 습관들도 시각을 담당하는 뇌를 만드는데 어떤 역할을 했던 것일까? 어쩌면 나도 내가 보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내 시각겉질에 있는 회로를 수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3차원으로 보는 법을 배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염두에 두고, 나는 대학에서 처음 배웠던 시각발달에 관한 과학문헌들을 다시 살펴보았다. 뇌 가소성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사시의 치료에 적용된 적이 있는지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최근의 논문과 책들에는 성인의 뇌가 새롭게 적응할 수 있다는 이야기만 가득했지, 입체시와 관련된 “결정적 시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내가 작은 규모의 검안의 학회들이 내놓은 논문과 책들을 보았다면, 사람들의 시력을 회복시키는 치료법을 개발한 임상의들을 만났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대부분의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이 검안의들이나 그들의 일에 관해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결정적 시기와 사시에 관한 연구를 다시 검토한 뒤에도 이전에 가졌던 결론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 2001년의 나에게 내가 입체시를 얻을 수 있는지 물었다면 나는 뇌가 변할 수 있는 나이에는 한계가 있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영아기 때부터 사시였던 사람은 언제까지나 입체맹일 것이고, 나는 내 기억이 있는 때부터 사시였다고 말했을 것이다.




중략..




수술을 받은 뒤, 눈은 겉으로는 똑바르게 보였지만 여전히 나는 눈을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피사넬라 선생은 내가 보는 눈을 한쪽 눈에서 다른 쪽 눈으로 계속해서 바꾼다고 말했다. 선생은 나를 “교대 쟁이”라 불렀다. 내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왼쪽 눈이나 오른쪽 눈만 사용했다면, 나는 사용하지 않은 눈의 시력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두 눈을 번갈아 사용한 덕분에, 나는 양 눈 모두 좋은 시력을 유지 했던 것이다. 피사넬라 선생이 전체적인 결과에 만족하는 것 같아서, 나는 나 자신이 수술을 견뎌냈다는 게 뿌듯했다. 나는 깊이를 지각하는 능력이 조금 약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입체시가 없다고 말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부모님이 숨기려 하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부모님은 단지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셨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대학에서 그 운명적인 강의를 들을 때까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내 경우, 겉보기에는 눈이 똑바로 되었지만, 내가 눈을 사용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수술을 받고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수술 이전의 방식으로 보았다. 사시인 많은 아이들도 똑같다. 태어난 첫 해 (즉, 입체시가 발달하기 위한 결정적 시기라고 가정되는 때) 이후 수술을 받은 아이들은 특히 그렇다. 내 눈은 똑바른 것처럼 보였지만, 완전히 똑바른 것은 아니었다. 눈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 수술을 할때, 의사 선생님은 수술을 잘못해 나를 내사시 아동에서 외사시 청소년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했다. 그래서 수술 후에도 내 눈은(대충 보면 정상으로 보였지만)여전히 약간 어긋나 있었다. 이전에 보던 습관 때문에 나는 두 눈에서 오는 상을 합쳐서 입체시를 발달시키려고 노력할 필요를 못 느꼈다. 난 다시 예전에 보던 방식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많은 사시 영아와 아동들이 눈을 알맞게 정렬하기 위해서는 나처럼 수술을 한 번 이상 받아야 한다. 만약 어떤 아기가 수술을 통해 눈을 정렬했는데도 여전히 두눈의 상을 융합하지 못하면, 그 아기는 계속해서 두 눈으로부터 모순되는 입력을 받는다. 분명한 영상을 하나만 얻기 위해, 아기는 또 다시 한쪽 눈을 안으로 돌리거나 위아래로 움직여서 여전히 한쪽 눈의 입력을 억압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수술의 효과가 사라진다. 수술 후에 상들을 융합해서 입체시를 발달시킬 수 있는 아기들은 눈을 정렬하기 위해 더 이상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될 개연성이 높다.




내가 아이였을 때 발달검안의나 행동검안의를 찾아갔다면, 검안 시훈련치료(optometric vision therapy)를 받았을 것이다. 얄궂게도, 내가 수술을 받을 당시 게젤 아동발달연구소에서는 의사와 발달심리학자 그리고 검안의들이 함게 일하고 있었고, 그 연구소는 내가 수술을 받은 병원 바로 근방에 있었다. 그들은 내사시 아동들을 연구하고 치료했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안과의와 검안의들은 일반적으로 서로 교류하거나 함께 일하지 않았으므로, 부모님께 게젤 연구소를 말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누군가 말을 해주었더라면, 나는 입체시를 위해 눈을 조정하는 법을 배워서 세 번째 수술은 하지 않아도 됐을지도 모른다. 아마 그랬다면 틀림없이 학창시절도 더 수월하게 보냈을 것이다.




중략...




시력이 말해주는 않는 진실




우리는 보통 경험을 통해 시각이 읽기와 학습능력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교 관리자와 의사들은 시각과 학습의 관계에 대해 오랫동안 의문을 가져왔다. 우리들 대부분은 “완벽한” 시각이란 꼭대기가 대문자 E로 시작되는 스넬렌 시력검사표와 알파벳들을 확인함으로써 측정되는 20/20의 시력(1.0시력)을 의미한다고 여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시력과 좋은 시각(vision)은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가 책을 읽기 위해서는 20/20의 시력 이상이 필요하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얼굴에서 6미터가 아니라 약 40센티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글자나 단어들을 보므로, 장시간 동안 계속해서 가까이 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글자를 볼 때 시력검사에서처럼 한쪽 눈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두 눈으로 보므로, 눈을 조화롭게 움직여 단어들의 줄을 건너다녀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단어들로부터 의미를 추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 전부가 좋은 시각과 연관되고 우리의 학습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학습에서 시각이 하는 정확한 역할은 광범위한 논쟁의 주제이지만, 그럼에도 많은 과학적 연구들이 시각과 읽기의 연관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07년에 발표된 한 논문은 보통 학생들보다 2단계 이상 읽기 능력 수준이 떨어지는 고등학생 461명의 시각적 기능을 조사 했다. 이 학생들 가운데 80퍼센트가 6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놓인 시력검사표를 볼 때의 시력이 20/40(약 0.5시력) 이상이었다. 그러나 이 학생들 가운데 최소한 5분의 1은 장시간 책 읽기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격었다. 뿐만 아니라, 그 학생들 대다수가 입체시를 위해 눈을 모으거나 벌리는 능력이 정상 표준보다 떨어졌다. 그 외의 논문들도 읽기 능력과 입체시를 동반해서 보는 능력의 상관관계를 보여 주고 있다.




중략....




그러나 만약 두 눈이 모순되는 정보를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까? 나는 내사시였으므로, 중략... 난독증에 걸린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1학년 때 내가 읽고 있는 것이 “saw" 인지 ”was" 인지 구분하느라 애쓰던 것을 또렷이 기억한다. 그때는 지면에서 글자들의 정확한 위치를 꼬집어 가리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중략..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학습장애로 오진되었으나, 실은 시각적장애가 문제였던 아이들 사례는 얼마든지 많다. 실제로, 자신의 아들 에릭에 관한 미셸 도어의 이야기를 들은 나는 시각 문제를 지닌 청소년들을 오진하는 일이 얼마나 흔한가를 떠올렸다. 미셸의 아들은 다니던 유치원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라는 판정을 받았다. 에릭의 선생님은 미셸에게 에릭은 영리하기 때문에 산만하지만 않으면 훌륭한 학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에릭은 걷잡을 수 없는 행동을 통제한다는 한보따리의 약들을 처방받았다. 에릭의 부모는 심지어 에릭을 신약 연구에 등록시키기까지 했지만 그 약은 에릭을 좀비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학교에서 에릭이 칠판에 적힌 글을 받아쓰는 속도가 느리면 선생님은 에릭이 주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는 벌로 반성실로 보냈다.



중략..




에릭이 십대이던 어느 날, 저녁 식사를 하던 미셸은 에릭의 눈이 한쪽이 간헐적으로 밖을 향해 돌아가는 것을 알게 된다. 전에는 한번도 보지 못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에릭이 눈길을 아래로 떨어뜨린 상태로 어떤 사물을 가까이 들여다볼 때 눈이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미셸은 아들을 소아과의사에게 데려갔지만, 의사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미셸은 여전히 아들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뒤, ADHD를 치료하는 진료소 개업광고전단지를 본 미셸은 에릭을 거기에 데리고 갔다. 그 진료소에서 실시한 검사들 가운데 몇 가지는 두 눈이 서로 함께 협동하는지 살피는 검사였다. 검사결과 에릭은 책을 읽을 때 눈을 함께 움직이는데 문제가 있음이 밝혀졌다. 이 사실에 용기를 얻은 미셸은 에릭을 데리고 발달검안의를 찾아갔다.




그렇게 오랫동안 의사들을 찾아다니고 학교에서 검사를 받고 나서야, 미셸은 에릭의 문제가(흔하지만, 읽기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종종 진단되지 않는) 눈모음 부족(convergence insufficiency)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중략..




미셸이 발견했듯이, 눈모음 부족은 세심하게 검사하지 않으면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에게 시각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책을 읽을 때 단어들이 지면에서 뛰어 돌아다녀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른다. 글자들이 둘로 보이거나 희미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다. 물론, 이렇듯 파악하기 힘든 읽기의 어려움과 뒤이은 학업의 문제들은 에릭의 경우에 그랬듯이, 행동의 문제들로 이어질 수 있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표준시각 선별검사로는 이문제를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아이들은 산만하고 학습능력이 떨어져 보여서 ADHD나 기타 장애가 있다는 꼬리표를 달게 되는 것이다.




최근 국립눈연구소(National Eye Institute)에서 221명의 아이들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에릭과 같은 아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처방은 병원 기반 시훈련치료와 가정 기반 시훈련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다. 발달검안의의 도움을 받아 5개월에 걸쳐 시훈련치료를 받은 뒤, 에릭의 읽기와 성적은 향상되었고, 쟁쟁한 하키리그에서 다른 아이들과 대등하게 경기하는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 새로운 자신감을 얻은 에릭은 대학에 들어가 학과에서 최우수 학생들 반열에 속하게 되었다.




양안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이를 극복하는 방식은 저마다 약간씩 다르다...




3차원의 기적 중에서...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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