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의 기능문제 : 난독증 / 학습장애 / 두통 / 기억력감퇴

2017년 10월 23일

이OO(19세)

어렸을 적부터 빛에 극도로 민감하고 빛번짐이 심하여 글씨가 흐릿하게 번져 보였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는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도 높은 학업 성취도를 유지하였기에 심한 문제임을 자각하지 못했습니다. 교육청 영재원을 다녔고 매번 시험에서 전교권을 유지했으며 장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는 이른 바 ‘꿈의 학교’로 여겨지는 청심국제중학교를 다녔습니다.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국제중학교에서 국제고등학교로 진학하여 제대로 공부를 시작하력도 할 대 자각할 수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글을 읽는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는 것을 절실히 체감했고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해도 머릿 속에 남은 정보는 없었으며 돌아오는 것은 심한 두통과 어지럼증 뿐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때부터(대략 고2) 안과, 신경과, 신경외과, 내과, 이빈후과 등 시야흐림과 관련 된 모든 병원들을 돌아다니며 온갖 검사를 받았습니다.

MRI 2회, MRA, 뇌혈류검사 2회, 안진검사 수차례, 경동맥 초음파검사, 망막검사, 안저검사, 동맥경화검사, 경동맥 혈류검사, 갑상선초음파 검사, 갑상선 호르몬 검사, 목 X-Ray 검사 등등……

거의 모든 검사를 받았고 검사결과는 이상없음 혹은 그저 증상들로 나타나는 것들뿐이었습니다. (뇌혈류 빠르다, 전정신경계의 균형이 맞지 않다 등…)

결과적으로, 저는 현 의료시스템에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고 그렇게 제 내면은 서서히 죽어갔습니다.

특히, 수험생이라 스트레스 때문일 것이다,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것이다… 대학가면 낫는다 같은 의사분들의 말씀 혹은 비아냥은 저에겐 너무나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아니… 공부 좀 하고 싶다는데, 정말 공부가 하고 싶어 죽을 것 같은데….

분명히 글씨가 잘 안 보이는데 왜 의사들은, 현 의료시스템은 도움을 주지 못하는지 궁금하고 또 분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썩어문드러진 마음을 다시 한번 부여잡고 “정말 내가 스트레스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재수를 시작했습니다.

미친소리 같이 들릴 수 있지만 재수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게 정말 행복했습니다. 미래에 친구들과 SKY에서 만날 상상을 하며 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선생님의 수업이 재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그 행복함은 몇 일 가지 못했습니다.

매일 하루종일 공부하다 보니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두통이 찾아왔습니다. 이번 년도 3월부터 8월까지 두통약만 실제로 몇 백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한계상황을 무시하면서까지 공부를 했고 2차적인 증상으로 심한 탈모, 뇌기능 저하(기억력 감소, 논리적 사고의 어려움), 불안장애, 이인증(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등의 증상들이 나타났습니다.

친한 친구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을 때… 정말 자살하고 싶었고 실제로 자실시도까지 한 적이 있습니다. 3~4년 동안의 끔찍한 두통은 이겨낼 수 있었지만… 최소 3년에서 6년까지 기숙사에서 동거동락한 친구들의 이름을 까먹었을 때…의 기분은… 비속어이지만

“개좃같다, 씨발”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한 것 같습니다….

그런 기분과 함께 깜깜한 어둠 속에서 언제 죽을까라는 고민을 수십차례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국시지각센터를 방문했습니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불빛 개수를 확인하는 검사에서 어머니는 4개로 보이는데 저는 5개로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 그리고 정확한 수치로 제 눈 상태가 폭주부족으로 인한 근거리 복시임을 확인했을 때

저는 다시 한번 “살아보자!”라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아직 훈련 중인 상태에 있지만… 처음에 눈물, 콧물 흘려가며 초점 맞추는 훈련 받았을 때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훨씬 상태가 나음을 느낍니다.

이곳 시지각센터는 제 삶을 구해줄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현 의료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을 사람들이 하루 빨리 이곳을 찾고 정상적인 시지각적 기능을 되찾았으면 합니다.

+) 제가 이 vision therapy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해외 선진국(영국, 호주, 미국)들은 모두 그 나라만의 방식으로 vision therapy, 검안사제도가 의료시스템 혹은 법적 시스템의 범위 안에 확립되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선진국가들이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도 따라해야한다…는 식의 접근방식은 옳지 못하지만… 우리 대한민국도 검안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고심해보고 그것이 합당하다면 하루 빨리 우리나라만의 새로운 의료 시스템을 확립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